2022-09-10

당신이 보고 싶어졌어요

 어느날 문득

당신이 생각났습니다


내 블로그의 유일한 팬이었던 당신이

10년에 가까운 시간이 지난 지금은

잘 지내고 있을까 궁금해요


어린 나의 유일한 소통의 상대였고

그때는 당신에게서 많은 위로를 받으며 살고 있었어요.


내 한계를 느꼈던 걸까요. 

재능이 없었던 걸까요. 

글을 지금은 쓰지 않게 되어버렸지만,

그때의 나는 당신이 볼거라고 생각하며 쓰는 재미가 있었어요.



멀리서 서로 소통했고, 

언젠가 당신을 직접 보고싶다는 생각을 했는데도

약속이라는 건 덧없는 거처럼

눈깜짝할 새 어른이 되어 

서로를 기억하지 못할만큼이나 시간이 지나버린 거에요.


가끔 생각나서 당신의 흔적을 찾아봤기도 했지만

여전히 사라진채로 그때의 기억만 안고 나는 어린애처럼 남아 있어요.


오늘 좀처럼 잠이 들지 못하던 새벽에

또 당신이 생각나서, 오랜만에 당신의 블로그를 찾아갔어요.

주인이 이미 바뀌고, 알지 못하는 사람이 계속 포스팅하고 있다는 건

알고 있으면서도, 그래도 예전의 당신이 남긴 기록을 보아서 좋더라구요.


다른 곳들은 모두 삭제되고 없어졌지만, 남은 것들을 보며

오랜만에 추억에 빠져서 오랜 생각을 하고, 그때를 회상하며 밤을 지샜어요.


그래서 그 기억을 감싸고 내 예전 블로그에 들어와 이렇게 글을 씁니다.

이미 어른이 되어버린 당신이

아직도 성장하지 못한 나를 경멸할까봐 무섭지만

그리고 언젠가 이 곳을 찾아줄지 알 수 없지만


그냥 두서없이 글을 써봅니다.

저는요 그렇게 훌륭한 어른이 되지 못했답니다.


많이 아프고 다 이렇게 힘들게 사는거겠죠?


이 시간이 당신을 위한 거라고 생각해요.

어떤 어른이 되었는지 몰라도. 오랜만에 서로 쓸데없는 이야기가 하고 싶어요.



Dear my friend, Joshua Kazabana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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